사업이 망하는 진짜 이유, 시장이 아니라 사람이다 (창업 실패 심리학 정리) [77]

1️⃣ 사업 실패의 1위 원인은 시장조사 부족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갈등이다.

2️⃣ 시장 조사는 고칠 수 있어도, 무너진 신뢰는 뇌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할 만큼 회복이 어렵다.

3️⃣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부터 사람과의 갈등을 푸는 힘을 먼저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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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담긴 모든 내용은 현대 과학을 바탕으로 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실험적인 사유(思惟)의 결과임을 밝힙니다.



🍋 1편 — 사업은 왜 망할까? 다들 착각하는 진짜 이유

친구 두 명이 학교 앞에서 레모네이드 가게를 열기로 했다고 상상해본다.

두 사람은 며칠 동안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얼마나 목이 마른지, 근처에 다른 레모네이드 가게가 있는지, 얼마에 팔면 사람들이 살지를 꼼꼼히 조사한다.

이렇게 시장을 조사하는 것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한다.

✅ 실제로 미국의 유명한 조사 기관에서 망한 스타트업 수백 개를 조사해본 적이 있다.

이 회사들의 창업자들에게 “왜 망하셨나요”라고 직접 물어봤더니, 이런 순서로 대답이 나왔다.

  • 시장이 원하지 않아서 → 42퍼센트
  • 돈이 다 떨어져서 → 29퍼센트
  • 팀을 잘못 꾸려서 → 23퍼센트
  • 경쟁에서 밀려서, 가격을 잘못 정해서, 마케팅을 못해서 → 그 뒤를 이음

이 결과만 보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장 조사라는 결론이 나온다.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니,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순위표를 보고 시장 조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이 조사는 누구에게 물어봐서 나온 결과일까.

다른 사람이 밖에서 지켜보면서 냉정하게 분석한 결과가 아니라, 사업이 망한 창업자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서 나온 대답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대답들이 정말로 사업이 망한 진짜 이유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일지,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2편 — 망한 창업자들의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시험을 못 봤을 때를 떠올려본다.

“이번 시험은 문제가 너무 이상하게 나왔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내가 공부를 덜 했어”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것은 특별히 나쁜 마음을 먹어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심리이다.

💡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자기 위주 편향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면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내 탓보다는 상황 탓, 남 탓을 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심리는 사업이 망했을 때도 똑같이 작동한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긋나서 회사가 무너졌어”라고 말하는 것보다 “시장이 우리 제품을 몰라줬어”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

앞의 말은 내가 사람과 관계를 잘못 가져 갔음을 인정하는 셈이지만, 뒤의 말은 나와는 상관없는 바깥 세상 탓으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살펴본 조사에서 나온 “시장이 원하지 않아서” 42퍼센트라는 숫자에는, 사실은 사람 사이의 문제였지만 시장 탓으로 돌려서 대답한 경우도 어느 정도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자기 자신을 잘 돌아보는 창업자일수록 팀원들과의 관계도 좋고, 회사 성과도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대로 말하면, 자기 자신을 잘 돌아보지 못하는 창업자일수록 회사가 망했을 때도 자기 문제보다는 바깥 문제를 탓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진짜 원인을 알고 싶다면, 망한 창업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3편 — 하버드가 10년간 추적해서 밝힌 진짜 원인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조사한 연구를 살펴본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한 교수는 망한 창업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대신, 무려 만 명이 넘는 창업자들을 십 년 동안 계속 지켜보면서 데이터를 모았다.

설문 조사처럼 한 번 묻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오랫동안 관찰한 것이다.

🔥 그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다.

성공할 가능성이 컸던 스타트업 가운데 65퍼센트가 제품 문제나 돈 문제가 아니라, 함께 시작한 동업자들끼리 싸우다가 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앞에서 살펴본 조사에서는 팀 문제가 겨우 23퍼센트였는데, 직접 오랫동안 지켜본 이 연구에서는 그 두 배가 넘는 65퍼센트가 사람 문제였던 것이다.

이 교수는 이 사람 문제를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 관계 문제 → 함께 시작한 사람들끼리 서로 믿지 못하고 소통이 무너지는 경우
  • 역할 문제 → 회사가 커지면서 누가 대표를 할지, 누가 어떤 일을 맡을지를 두고 다투는 경우
  • 보상 문제 → 회사가 벌어들인 돈이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

이 세 가지 모두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소통에서 비롯되는 문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 4편 — 성공한 사업도 갑자기 무너지는 이유

앞의 레모네이드 가게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본다.

두 친구가 만든 레모네이드가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 손님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그런데 한 친구는 “이제 매장을 하나 더 열어서 크게 키우자”고 말하고, 다른 친구는 “지금 이대로가 딱 좋아, 괜히 욕심부리지 말자”고 말한다.

두 사람 다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이런 종류의 갈등이 오히려 더 자주 터진다.

회사가 작을 때는 누가 무슨 일을 하든 큰 상관이 없었지만, 회사가 커지면 이런 예민한 문제들이 하나둘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 누가 진짜 대장이냐
  • 누가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가야 하느냐
  • 우리 방향을 이렇게 바꿔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 실제로 창업한 지 삼 년쯤 지나면 처음 회사를 세운 창업자의 절반 정도가 이미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연구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주는 것은 명확하다.

사업이 망하는 것은 시작할 때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이 잘되고 있을 때조차 계속 조심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처음에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시작했더라도, 그 성공을 함께 지켜나갈 신뢰가 없다면 결국 언젠가는 갈라서게 된다는 뜻이다.



🧠 5편 — 시장 조사는 고칠 수 있어도 사람은 고치기 어렵다

이제 아주 중요한 차이점 하나를 이야기해본다.

시장 조사를 잘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조사하고, 방향을 바꾸고, 새로운 전략을 짜면 된다.

이것을 사업 세계에서는 방향을 튼다는 뜻으로 피벗이라고 부르는데, 새로운 정보만 잘 모으면 비교적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런데 사람과의 갈등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우리 뇌는 한 번 익숙해진 생각과 감정의 길을 아주 단단하게 붙잡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다녀서 다져진 산길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쉬운데, 사람이 자주 다니지 않는 새로운 길을 만들려면 훨씬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한 것과 비슷하다.

🧬 뇌과학에서는 이것을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어른이 되어서도 뇌는 계속 바뀔 수 있지만, 그 바뀌는 속도가 아이 때보다 훨씬 느리고 훨씬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오래 받으면 감정을 다루는 뇌 부위 자체의 모양까지 조금씩 변한다는 연구도 있는데, 이는 한 번 틀어진 감정의 반응이 왜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문제는 사업을 시작하는 시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제품을 만들고, 손님을 모으고, 돈 관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벅찬데, 그 와중에 동업자와의 관계까지 처음부터 새로 다듬을 여유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관계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사업 자체가 먼저 무너지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이것이 바로 시장 조사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먼저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 6편 — 좋은 동업자·좋은 직원을 미리 알아보는 법

동업자를 구할 때는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지만, 회사에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는 그럴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면접 시간은 길어야 한두 시간뿐인데, 이 짧은 시간 안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잘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 방법 1. 과거 갈등 경험을 구체적으로 물어보기

“동료와 크게 부딪혔던 경험이 있다면 그때 무엇을 했고 결과가 어땠는지 말해달라”고 물어보고, 그 대답을 잘 들어보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상대방 탓만 하는지, 아니면 자기 행동도 함께 돌아보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사람보다, “그때 나도 조금 성급했던 것 같다”처럼 자기 행동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갈등을 훨씬 잘 다루는 경향이 있다.

✔️ 방법 2. 감성지능의 작은 신호 관찰하기

  • 질문을 받자마자 즉흥적으로 답하지 않고 잠깐 멈춰서 생각한 뒤 대답하는 사람
  • 자신의 실패나 약점을 방어적으로 숨기지 않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사람
  •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함께한 동료들의 도움도 잊지 않고 말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라면 갈등이 생겼을 때도 침착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

✔️ 방법 3. 구조화된 면접 방식 활용하기

즉흥적인 잡담식 면접보다, 미리 정해둔 질문 목록과 평가 기준을 가지고 면접에 임하는 방식이 훨씬 정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모든 지원자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같은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 7편 —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 다니는 직장이 최고의 훈련장이다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생각이 있다.

바로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야 진짜 내 사업을 준비할 수 있다고 여기고, 퇴사 날짜부터 정해놓고 시장 조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순서를 한번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이미 크고 작은 사람 사이의 갈등이 늘 존재하고 있다.

나와 성격이 안 맞는 동료가 있을 수도 있고, 내 의견을 무시하는 선배가 있을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생각 때문에 부딪히는 상황이 계속 생긴다.

이런 갈등을 지금 이 자리에서 슬기롭게 풀어내는 연습을 충분히 해보지 않은 채로 사업부터 시작한다면, 나중에 반드시 똑같은 문제를 다시 만나게 된다.

다만 그때는 상황이 훨씬 더 무섭게 다가온다.

⚠️ 왜냐하면 회사에서는 힘들면 부서를 옮기거나 이직을 하는 방법이라도 있지만, 내가 직접 차린 사업에서는 그런 도망칠 곳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 다니는 직장을 갈등을 다루는 기술을 마음껏 연습해볼 수 있는 훈련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방법이다.

직장에서 만나는 까다로운 동료, 고집스러운 상사, 의견이 안 맞는 후배는 사실 나에게 사람을 이해하고 갈등을 풀어내는 능력을 키워주는 좋은 선생님과 같다.

여기서 배운 대화법,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태도는 나중에 내 사업을 시작했을 때 그대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준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가 더 명확해진다.

만약 지금 직장에서 사람과의 갈등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오히려 그 갈등이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내 사업을 하는 게 낫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그만둔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를 나온 이유가 갈등을 피해서 도망친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은 사람 다루는 능력을 하나도 배우지 못한 채로 사업을 시작하는 셈이 된다.

그러면 시장 조사를 아무리 열심히 해서 좋은 아이템을 골랐다고 해도, 동업자나 직원과 갈등이 생기는 순간 예전과 똑같이 무너지게 되고, 이번에는 도망칠 곳조차 없기 때문에 그 충격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사업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사람과 부딪히는 순간마다 그것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갈등을 풀어내는 연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다져진 사람 다루는 능력을 충분히 몸에 익힌 뒤에 사업을 시작한다면, 앞으로 만날 어떤 동업자나 직원과의 갈등 앞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침착하게 풀어낼 수 있는 진짜 힘을 갖추게 된다.

✨ 결국 좋은 사업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지금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사람을 배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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